안찬일칼럼] 김정은 명심하라!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 회원칼럼 | 엔케이지식인연대

안찬일칼럼] 김정은 명심하라!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 profile_image
    관리자
    • 0건
    • 133회
    • 23-06-03 15:47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트위터로  공유

[안찬일칼럼] 김정은 명심하라!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 안 찬 일(사)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기사입력: 2023.6.3>ebe717fe6eac8274c1bff892602e30fb_1685774839_188.jpeg 

안 찬 일 정치학 박사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최근 북한은 과욕을 부려 정찰위성을 쏘아 올렸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북한은 분수를 알아야 한다. 일반위성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는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기에 지구상 통치자 중 최대의 헤비급 육체를 지닌 김정은이 요즘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두고 저게 4대 세습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많다. 단언한다. 저것은 김씨 왕조 1,000년 집권을 꿈꾸는 김정은의 세습정치 드라마 예고편이다. 왜 논란이 많은가. 북한 체제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 정치는 이제 좌고우면할 논란의 화두가 아니다. 올해 9월 9일이면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이 된다. 한 번도 집권당의 지위를 내놓은 적이 없는 노동당은 창당 78주년을 맞이한다. 개혁과 개방의 시늉조차 없는 평양 정권을 보며 우리는 꼭 10년 전 평양을 방문한 몽골 대통령의 연설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60) 전 몽골 대통령은 2013년 10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연설을 했다. 이 모습은 자칫 신선해 보였다. 김정일 집권 기간 어느 나라 지도자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연설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은 북한의 최고 엘리트 양성소이지만 실은 최고 출신성분이 좋은 자들만이 가는 최고의 인권차별 대학이다. 마침 주제는 자유와 인권이었다. 그는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자유가 인간 사회를 진보와 번영으로 이끈다” “몽골은 법치주의를 지지하며 개방 정책을 추구한다”고 일갈했다. 그의 연설 내용을 북한은 당시 알리지 않았다. 연설이 공개된 것은 몽골 대통령실을 통해서였다. 몽골 대통령실에 따르면 그가 당시 연설장을 떠날 때 청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를 쳤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대답은 어렵지 않다. 비교적 두뇌가 명석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그의 연설을 알아들은 것이다. 또 그 당시 김정일이 사망한 지 2년이 되었고 새로 등장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이나 컸기 때문일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 정치 반세기 이상에 지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에게 몽골 대통령의 연설은 신선하고 충격적인 것임에 이의가 없었을 것이다. 최근 그 몽골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왔다.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당시 북측에 정치범수용소와 핵 시설, 협동 농장 중 한 곳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김정은과의 만남은 불발됐지만 2인자 김영남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몽골의 민주화 프로세스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내비쳤다”며 “1990년대 의원으로 방북했을 당시 북한 주민들이 몸에 사치품을 두르고,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하던 상류층을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봤던 것을 기억한다. 북한에서도 몽골과 같은 민주화가 일어나 주민들이 인권을 누리길 바란다”고 했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지도자들이 북한을 상대할 땐 ‘안전지대(comfort zone)’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인권과 고통 같은 불편한 문제들을 다뤄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주민들을 착취할 수 있도록 정당성만 부여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핵·미사일 같은 안보 문제와 북한 내 종교·표현의 자유 같은 인권 문제를 동등한 수준에서 제기해야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질 수 있고, 그게 더 정치적으로 현명한 대북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국제사형제반대위원회(ICDP)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가 140국이 넘는다”며 “한국도 가까운 미래에 폐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은 사형 제도를 법률상 유지하고 있지만, 2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민주주의 국가 몽골에 한국은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했다. 국제 원로 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 회의차 방한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에 대해 “자유, 민주주의 같은 가치를 강조한 것이 인상 깊었고 그동안 어느 한국의 대통령이 이 정도로 미션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가치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했다. 엘베그도르지 전 대통령은 2009~2017년 2차례 재임했다.

80년대 후반 몽골 민주 연합을 창설해 몽골의 민주화에 기여했고, 1990년에는 몽골 최초의 민간 신문사를 창간해 언론 활동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몽골 대통령의 신선한 김일성종합대학 연설 10주년을 맞으며 김정은에게 제안하고 싶다. 당신의 가계가 1,000년은 고사하고 100년 집권이라도 채우려면 폭정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의 기발을 들라고, 그리고 종교의 무덤인 북한에 종교를 허용하고 인민들의 알권리, 들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또 겨우 10살의 김주애를 그만 끌고 다니고 평범한 평양의 소학교로 돌려보내라는 것도... 바로 이것이 폭정의 종언이라는 것을 김정은은 명심하기 바란다▣

안 찬 일(사)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댓글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
이름
비번
Copyright 2023. All Rights Reserved by (사) NK지식인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