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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달래기에 직접 나선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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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6-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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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양에서는 조선소년단 제8차대회라는 게 열렸다. 김정은 집권에 시작되어 벌써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조선소년단은 194666일에 김일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북한의 소학교(남한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아이들을 망라한 북한 아이들의 정치조직의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한마디로 장기집권을 꾀하는 김정은의 민심구걸장난이다.

우선 김정은은 장차 이 아이들을 상대로 장기독재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보다는 자신을 각인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또 하나, 수령을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북한아이들의 입장에서 나이차이가 크게 없다보니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은 위대한 인간이라는 표상을 심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암튼 이번 쇼를 통해 김정은은 어렸을 때부터 당과 수령에 대한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충성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북한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거대한 굴레를 씌워놓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사회주의조국의 기쁨이고 자랑이고 미래라고 침 발린 소리를 하고 교사들과 학부모들을 향해서는 소년단원들을 나라의 억센 기둥감으로 키우고 있다,’고 감사의 인사까지 전했다.

사회주의조국의 기쁨’? 듣기에도 거북한 말이지만 김정은이 내뱉은 말이니 앞으로 수천수만 번은 아마 이 표현을 우려먹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조국의 기쁨인 북한아이들의 모습을 한번 들여다보자.

그들은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아이들만의 천진함과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단 한 번도 자신들이 먹고 싶고, 갖고 싶고, 배우고 싶고, 심지어 놀고 싶은 것마저 자기 의지로 해본 적이 없다.

들은 분명히 자기 부모가 누군지 알고 있지만 독재자들을 아버지로 불러야 하는 불우한 운명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고 자신들이 사는 것도 수령의 은혜라고 생각해야 하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자애로운 수령이 밥을 준다고 배우고 있고 공부도 수령의 덕으로 한다고 배우고 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먼발치에서수령의 그림자만 보아도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리고 카메라 앞에서도 수령의 위대성을 거침없이 엮어낸다. 인간으로서 가장 보편적인 의식과 의지마저 우리수령제일이라는 족쇄로 꽁꽁 묶어놓은 김씨 가문은 아이들의 선대들도 그렇게 가르쳤고 아이들도 그런 식으로 세뇌시키고 있다. 북한의 3대 세습이 그냥 유지되는 게 아니다.

죽을 만큼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면서도 세상에 부러운 게 없다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북한아이들, 그들이 살아가는 동안 배우는 전부, 아니 죽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전부가 바로 김씨 가문이 강요하는 수령제일정신이다.

오래전부터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교육은 백년대계가 아니라 만년대계를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면서 교원들도 혁명가라고 내세운 북한 당국의 속심도 바로 북한을 영원한 자기들의 나라로 만드자는데 목적이 있다.

TV나 외신기자의 카메라 앞에 선 북한사람들의 표정을 보라. 그들의 마음속에 신과 같은 존재로 군림하는 수령이라는 존재가 바로 그들을 인격도, 정신도 없는 바보로 만들어놓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은 독재자의 주검 앞에서도 대성통곡을 하며 영생을 기리는 사람들, 수일 째 굶어 목숨은 경각에 닿아도 수령의 안위부터 생각하는 이런 사람들을 바로 소년단이라는 전체주의조직생활을 통해서 키워낸 북한당국이다.

이번에도 김정은이 한 말은 이미 저 세상에 간 독재자들이 한 말과 다를 바 없다. 예전과 똑 같이 소년단원들을 혁명의 계승자, 당과 청년동맹의 교대자가 되라고 했고 선대 독재자들을 영원히 잘 받드는 깨끗한 충정도 당부했다.

그리고 나라의 귀중한 보배인 소년단원들이 끝없는 행복을 누리며 열렬한 소년혁명가. 앞날의 주인공으로 자라나는 장한 모습에서 더없는 기쁨과 혁명하는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수십 년째 써오던 상투적인 문구여서 별로 희한하지도 않다. 하지만 마지막 문구는 역대 들어온 내용이지만 역 겨울 지경이다.

오늘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시련의 천만 고비를 결사적으로 이겨내며 국력을 강화하기 위한 힘찬 투쟁을 벌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후대들이 세계가 우러러보는 천하제일강국에서 사회주의만복을 마음껏 누리게 하 기 위해서입니다. 조선소년단원들의 앞날은 끝없이 양양하며 소년단원들의 앞길에는세상에 부럼없어라의 노래 소리가 높이울려 퍼질 사회주의강국이 약속되어있습니다."

수령이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북한에서 국민과 약속을 하는 자도 독재자고 깨는 자도 역시 독재자이다. 인민은 독재자의 그런 행위를 비난하거나 통제할 아무런 권한도 없는 무맥한 목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천하에 사기꾼도 무색할 이런 빈말을 북한의 독재자들은 스스로 쏟아내고 스스로 깨치기를 수없이 반복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가 된 것도, 아이들의 작은 배마저 채워주지 못해 꽃제비가 생긴 것도, 자기 나라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게 사람들의 수족을 묶어놓은 것도 역대독재자와 더불어 전부 김정은 탓이다.

세계가 우러러보는 천하제일강국? 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장기집권 포기하고 핵과 미사일도 포기하고 통일만 한다면 100%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만은 더 이상 독재자 김정은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7년 6월 11일

                                       (사)NK지식인연대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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